립스틱 혹은 총알 / 김세현
립스틱은 총알이다
방아쇠를 당겨
언제, 당신의 심장을 관통할지 모른다
유혹의 치명적인 반란
당신은 떨며
방패를 높이 쳐든다
그럴수록 총알은
황금우레가 지나듯
당신 살 속에
격렬한 파열음을 낼지도 모른다
지금, 내 총구는 뜨겁게 달아 있다
*
아침에 마주한 마을 풍경은 어딘지 모르게 텅 비고 휑했습니다
공중도 이발을 한 듯 깡충해 보였습니다 뒷덜미가 서늘해
목을 감싸며 바라본 가로수에 가지가 모두 잘려 나가고 없었습니다 가로수 가지치기는 잎이 나기 전에 해야겠지만 꼭 가지를 잘라 나무를 몸통만 남게 해야하나 싶어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도시 나무의 비애가 마음을 어둡게 했습니다 하지만 나무는 제 마음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햇살이 포근해지고 바람이 부드러워지면 서둘러 연두를 내밀어 잘린 자리를 감싸고 봉합할 것입니다 다시 마을과 공중을 풍성하게 할 것입니다
잎이 떨어진 공중은 앙상한 게 아니었습니다 가지 잘린 공중에 비하면....
가지 잘린 나무같은 애틋한 2월도 끝을 보이고 있습니다
벌써 물빛 2월 마지막 시토론 날이 다가옵니다
이번 시토론은 김세현샘 시집 ‘립스틱 혹은 총알’ 출판 기념회 행사로 대신 하겠습니다
2월 26일 넷째 화요일 저녁 6시 ‘대경 한정식’ 에서 물빛 회원님들과 여러 시인 선생님들과 김세현샘 지인분들 모시고 좋은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물빛님들 ‘립스틱 혹은 총알’ 시집을 가지고 한 분도 빠짐 없이 참석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읽은 시 중 가장 마음에 남는 시 한편도 챙겨 오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내일 오후 6시 대경 한정식 집에서 기쁜 마음으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