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잠깐(2)
달빛이 환하다. 마당에서 아내가 쉬바쉬바하면서 맴을 돈다. 나도 아내의 손을 잡고 따라 돈다. 맴이 점점 빨라진다. 어지럽다. 아내가 갑자기 무섭다며 내 뒤를 가리킨다. 누가 우리 집 방안을 들여다본다. 나는 “누구냐!”고 소리 지른다. 목소리가 잠겨서 나오지 않는다. 사내가 천천히 돌아본다. 얼굴이 검고 빈손이다. 아내 앞에서 나는 용감하게 다가간다. 사내는 말없이 동네 쪽으로 간다. 나는 뒤를 쫓으며 “너, 누구냐!”고 외친다.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누가 뒤에서 쉬바쉬바하면서 나를 잡는다. 눈을 떠보니 아내가 나를 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