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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고목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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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고목에 답하다


남금희


동네 입구
고목의 팔다리가 부러져 있었다
나는, 안 된다고 외쳤다
이미 벌어진 일이라 해도

몇 달 후
목숨은 아직 오롯해 보여
놀란 가슴이야 그렇게 미어진다고
한 발 뒤로 빠졌다

배고픈 일도
깡마른 일도
천날만날 보이던 동네일
이젠 볼 수 없다 해도

생각날 때마다 울라고
남들처럼 나도
그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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