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는 언지(言志)'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겨운속삭임

|
06-04-20 00:36

'시(詩)는 언지(言志)'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개코'에 대한 선생님의 유추 설명이 참 재미있고 그런 본딧말이 있음에 뜻밖이었습니다. 개코를 개의 코로만 생각해서(강아지의 코를 보면 어릴 적에 입던 오버 단추 같아서 무척 귀여워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었는데 이제 속이 좀 시원해진 느낌입니다.

시어머님께 이 이야기를 해드리면 틀림없이 다른 할머니들께 우리 메누리(며느리)가 그카더라 하시면서 자랑을 하실 것 같네요.

메나리, 산유화에 대한 이야기도 즐겁습니다.

저 나름대로 농요를 최고의 소리, 직접 농사를 지으시며 자신만의 장단과 흥, 시름으로 농요를 부르시는 촌로는 최고의 소리꾼이라고 생각합니다. 흙, 바람, 비와 더불어 지내며 가장 자연에 가까운 토속적인 소리를 하는 분이라 여기니까요.

취미로 경기민요를 공부하며 경토리보다 메나리토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경기민요조의 경쾌하면서도 야질자질한 맛보다는 메나리조의 꿋꿋하면서도 구슬픈 듯한 구성 때문인 듯합니다.(야질자질 -> 이춘희 명창의 표현)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란 책에 보면 부여의 모심는 소리인 산유화가에 대한 설명 중 '산유화'는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하며 산유화가의 노랫말 맥락으로 보아 모심기철에 피는 꽃이며, 모심기를 마무리 하면서 부르는 '자진산유화'의 노랫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고 했네요.

산유화야 산유화야
네 꽃피어 자랑 마라
구십소광 잠깐 간다
어화 어화 상사디여

구십소광은 구십춘광(九十春光)으로 봄의 따스한 볕이 오래가지 못하듯 꽃도 피었다가 곧 지는 운명이란 것을 표현. 짧은 노랫말에 인생살이 만사가 다 들어있는 듯합니다.

'茗禪'에 그런 뜻이 있었군요..
우리나라의 차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다산과 초의선사, 추사 김정희 님을 빼놓을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공부삼아 검색해보다가 <'시는 언지(言志)'라 하여 자기가 비굴하면 아무리 고상한 언어를 수사해도 시가 될 수 없다>는 구절이 마음에 들어 올려봅니다.

(허락없이 퍼옴)

조선 후기의 대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시와 선(禪)과 차가 완전히 합일된 경지에서 노닐던 진정한 다인이자 파란만장한 생을 살다 간 우리 문학과 사상의 거봉이었다.

차를 즐겨 마신 다산은 그가 은거하던 귤동의 뒷산 이름인 '다산(茶山)'을 자신의 호로 쓸 만큼 차를 아끼고 사랑하였다. 그는 혜장선사 이외에 색성과 자홍 같은 학승과도 깊은 교류를 하였으며, 특히 초의선사와의 자별한 교분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다.

차를 마시고 시를 논하던 다시일여(茶詩一如)와 다선일여(茶禪一如)의 경지가 여기서 나왔음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짐작할 만하다. 그는 '시는 언지(言志)'라 하여 자기가 비굴하면 아무리 고상한 언어를 수사해도 시가 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그는 시를 자기수양과 인격의 소양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민중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으로 느끼며 탐관오리들의 수탈과 횡포, 그리고 위선과 비리를 고발하는 시를 썼던 것이다.

대실학자이자 해동 제일의 문장이며 또한 추사체를 만들어낸 최고의 명필이기도 한 추사 김정희. 그는 청나라의 대실학자 옹방강(翁方綱)이 '해동 제일의 문장'이라고 칭찬할 정도였으며, 《동다송》의 저자 초의선사나 다산(茶山)과 맺은 인연, 그리고 '동방의 유마거사(維摩居士)'라 불리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시서화선다(詩書畵禪茶)는 물론 학문에도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의 또 다른 호인 '경향다로실'은 그가 얼마나 차를 사랑했는가를 말해주기도 한다. 서권기(書券氣)와 문자향(文字香)에 젖어 있던 그의 모습이 한가롭고 그 기품 또한 절로 높기만 하다.

또한 그는 "조용한 가운데 혼자 앉아 차를 마심에 그 향기는 처음과 같고 물은 저절로 흐르고 꽃은 저만치 홀로 피니"라 하였으니 이 경지가 바로 다선삼매(茶禪三昧)가 아니던가. 추사는 또한 많은 다시(茶詩)를 남기기도 했다.

조선 후기 명 다인으로 손꼽히는 초의선사와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는 차를 매개로 시를 논하고 선을 논하며 평생토록 교유를 이어갔다.

차의 맑고 깨끗한 성품을 본받아 곧고 강직하였으며 시와 그림, 차를 즐기는 풍류를 알았던 세 사람.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다도는 그 명맥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7 답변글 실수가 많았지만 ^^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10-27 372
66 답변글 그 옥돔이 말하기를,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10-27 344
65 답변글 어제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10-25 349
64 답변글 어제. 2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10-25 366
63 답변글 평주 님, 덕산 님 안녕하세요?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10-21 605
62 나의 오카리나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10-18 491
61 답변글 사진 *^^*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8-16 334
60 답변글 사진, 한 장 더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8-16 368
59 답변글 구름바다 님, 연화 님!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7-21 362
58 답변글 표창장 ☆ ♬ ♡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5-08 604
57 답변글 서천의 한산모시, 소곡주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4-27 988
56 답변글 가끔은 나도 남자가 되고 싶다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4-24 893
55 답변글 물빛섬에서 올림 ^^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4-20 712
54 곡우(穀雨)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4-19 611
» 답변글 '시(詩)는 언지(言志)' 인기글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4-20 1197
52 답변글 秧歌 올림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4-14 622
51 답변글 ㅎㅎㅎ......그 때,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4-17 622
50 답변글 ♬ 삐리리, 종기, 반장 *^^* ^^*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4-12 706
49 답변글 사기장, 찻사발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4-12 505
48 미움과 눈물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3-03 637
47 소설 (박범신 시)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1-19 698
46 달콤한 사랑 (유진택 시)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6-01-03 961
45 2006년은 추임새 님과 함께 합니다!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2-29 734
44 오늘은 514회 정기 모임, 연습실에서 합니다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2-28 535
43 필독, 다음 주 모임은 연습실에서 합니다.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2-22 587
42 답변글 하늘에 쓰네 (고정희 시) 인기글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2-22 1152
41 답변글 바느질 할머니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2-22 635
40 답변글 댓잎들의 폭설 (전동균 시)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2-21 848
39 답변글 축하, 또 축하 *^^*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2-17 850
38 답변글 '솔뫼' 문학 동인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2-19 918
37 ♥ 513회 모임, <벽에도 상처가 있다> ♥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2-14 831
36 물빛님, 필독 *^^*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2-08 599
35 물빛 22집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2-03 571
34 답변글 그 文章이 물빛이다 (문태준 시 중에서)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28 735
33 답변글 들길 데이트를!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28 509
32 인력시장에서 몸 팔기 (육봉수 시)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25 676
31 아날로지(1) 외 1편 (이진흥 시)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24 678
30 답변글 오늘은 512회 정기 모임입니다!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23 514
29 물빛님께,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22 571
28 답변글 그렇게 할게요 *^^*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22 813
27 답변글 물빛 님께, 추임새 님과 착한여자 님 필독!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19 684
26 답변글 오늘, 동인지 1차 교정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18 719
25 슬픈 토론시간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10 637
24 답변글 오늘은 511회 정기 모임입니다!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09 456
23 내일은 물빛 모임입니다!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08 394
22 답변글 노랫가락 중에서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1-07 681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