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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의 水門을 열다 (김명리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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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님, 한번 더 축하드립니다.

이오타님의 저 아래 글에 설렌다는 표현이 있어서 속으로 좀 놀랐어요.
나이가 점점 많아지는 것이 설레다니...난 슬프게만 생각했었는데...
아, 그렇구나, 설레는 일이구나, 새로운 나이의 세상을 만나니 정말
설레는 일이구나, 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태어난 것도 슬프고, 내 생일도 참 싫었는데 이제부터 좀 챙겨먹어야겠어요 ^^

*

봄밤의 水門을 열다

김명리


그 어떤 봄밤도 급류에 휩쓸리지 않는다
안팎의 서로 다른
풍경을 흩뜨리는 삶의 때아닌 눈보라에
남은 온기를 내어주면서
복사 꽃멍울 속으로 마음의 못날이
가까스로 굽어드는데
헤매인 봄밤이여,
부딪는 적막 가로지르며
더디 아물고 쉬 덧나는 상처들이
울음 속으로
세월에 몸을 기댄다
봄밤, 더없이 깊어가는 운하의 어느 속으로
안개의 수문이 마저 열리고
바라보는 자의 조용한 고통이 나뭇가지를 흔든다
어둡도록 더 멀리
멎지 않는 밤의 잘못 접어든 틈서리로
무거운 꽃잎을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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