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이 멀지 않다
나희덕
사람 밖에서 살던 사람도
숨을 거둘 때는
비로소 사람 속으로 돌아온다
새도 죽을 때는
새 속으로 가서 뼈를 눕히리라
새들의 지저귐을 따라
아무리 마음을 뻗어보아도
마지막 날개를 접는 데까지 가지 못했다
어느 겨울 아침
상처도 없이 숲길에 떨어진
새 한 마리
넓은 후박나무 잎으로
나는 그 작은 성지를 덮어주었다
*
결국 연습실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지금 있는 곳의 옆길로 조금 들어가는데 그리 멀지 않고, 또 1층이라 드나들기도 아주 편해요.
이사 문제로 어수선해서 당분간 모임을 회장 님 댁에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건물주가 바뀌고 리모델링을 했다고 월세를 엄청 올려 겨우 조절해서 부담되어도 좀 더 있을 생각이었는데, 계약서를 쓰려는 순간 또 무슨 명목으로 돈을 추가시키는 바람에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방에 대한 애착을 버리기 무척 힘들었는데 주인과 의견차이로 마음을 접고 나서자마자 다른 방을 얻게 되었습니다.
마치 나와 꼭 만나야 될 인연의 방이 줄을 서있다 성큼 다가서는 느낌이라 잠시 고민하다 바로 계약했습니다.
돈에 의한 인연은 끊기도 쉽고 맺기도 쉽구나란 생각이 들어 좀 쓸쓸했어요.
이사한 뒤 초대장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