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 모임이 있는 날은 늘 그렇듯 새벽부터 마음이 바쁘다.
숙제처럼 시를 쓰거나 쓴 시를 퇴고하기도 하는데
할 때마다 미리 좀 해둘 걸 하는 후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구름바다 님의 그 무궁무진한 작품들~
어제 모임에는 새로 오신 분들과 오랜만에 나오신 분들,
김정녀 님께서 보내주신 한산모시주와 모시떡, 많은 작품들로 풍성했다.
토론할 때마다 떨리는 것은 내 작품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신작들에 대한 설레임으로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알 수 없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물빛 토론을 통해 '시(예술)'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작품 토론을 위한 만남 또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늘 깨닫는다는 것이다.
토론이 아니었다면 나는 '시'를 그냥 글놀이, 말놀이쯤으로 알고 지냈을 것 같다.
'시'는 정교한 아름다움을 지닌 보석이란 생각은 못하고 지냈을 것 같다.
우리 토론이 적나라하고 신랄해서 그런지 (꼭 그런 것도 아닌데)
아리 님께서 첫작품 토론 이후 작품 쓰기를 포기하셨다고 해서 놀랐다.
우리 글에 대한 그 깊은 지식이 모두 글감이라 생각되는데 포기라니......
부디 농담이시기를 바라며,
우리 모임을 통해서 더욱 좋은 글을 얻으실 것이라 믿는다.
어제의 몇 시간으로 인해 부자가 된 것 같다는 카타르시스 님의 말에
절대 공감하며,
이 세상에 아주 귀한 것들은 모두 공짜라는 덕산 님의 글도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