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보답의 소리를 할 때(그 날이 언제련가마는 ^^) 추임새 님께서 추임새를 잘 넣어 주셔야 해요!
산골에 사시는 스님께서 두릅나물을 갖다 주시겠노라고 하셔서 기다리며 읽어보는 시입니다. 읽고 있으니 마음이 좀 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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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나물 그리고 봄의 끝
유승도
형님과 누님, 형수님께 조금씩 부쳐드리고 싶었으나 이제는 그럴 수도 없다 혹여 내 생각에 마음이나마 언짢게 해드릴까 염려부터 되는 터다
내 한 몸 추스르지도 못하여 누를 끼치며 살아온 지 삼십 여년, 햇살이 맑을 때면 두릅 하나 따는 것도 부끄러웠다
혹시나 좋은 일이 있으면 한번 찾아뵈리라 봉투에다 담아두었으나 살아온 날이 그렇듯 세월은 나를 비켜 흘러갔으니
젖살이 통통 오른 조카 같던 두릅은 물이 빠지고 색도 바래, 영 피어나자 시들었다 데쳐서 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두릅의 향과 맛은 어디 가고 씁쓸하고 꺼칠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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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밑을 지나며
유승도
계곡의 절벽엔 물소리가 붙어 산다 소리를 키워서 들려보내는 마음
물안개도 잠시 매달아놓았다 하늘로 올려보내고 지나가는 새소리도 담아두었다 스치는 바람에 안긴다
절벽은 골짜기와 숲, 저 하늘로 가는 길을 내게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