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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말 ㅡ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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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도 체온이 있다
배신이나 음모 술수 보복이라는 말은
비수처럼 서늘하고 차갑지만
배려 나눔이라는 말은
봄볕처럼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준다

사랑이라는 말 속에는
설레임의
첫 온기가 있다

새봄에 나무들은
아마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다
벚나무 모과나무가 묵은 껍질을 뚫고
연한 잎촉을 밀어내는 것은
사랑한다는
나무들의 말이다


** 이승주 시인은 경대 국어과를 졸업하고 밀양에서 교사를 하고 있슴
완벽한 문장이 아니면 읽지 않는다는 시인은
그가 얼마나 언어의 면벽을 오래 달구고 있었는지
또 자기 성찰에 얼마나 투철했는지
시집 (위대한 표본책)에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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