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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0 19:36

망각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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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시대 · 1



장롱 속에 쑤셔 넣은 옷들이
게가 거품을 뿜어내듯
꾸역꾸역 밀려나온다
저, 반란
늙수그레하다고 눈까지 흘긴다

네 흉허물 다 보았노라고
참을 만큼 참았노라고
찬장 바닥도 꺼질 듯 내려앉았다

지금 가만히 있는 건 나밖에 없다





망각시대 · 2


가을은 못됐다 단풍 잎맥을 스캔 뜨듯이 쫘악 훑어가며 살랑거리다가 산허리를 넘어서면 금세 표정을 바꾼다 그걸 자주 떨어뜨리고 뒤집어 놓고도 나 몰라라 한다 내일은 버르장머리를 고치겠지 하다못해 반성이라도 하겠지 싶어도 보란 듯이 슬그머니 엿 먹인다 내게 수갑을 채운다 가을이 범인이다 날더러 빈 종이처럼 가만히 있으라 하고서는


****************
이런 시를 속되다 하실까 염려스럽지만,
이번 화욜에 참석 못한다고 죄송스런 마음에서 올립니다.
저 없는 동안 흉 보셔도 제 귀에는 안 들릴 테니......
하지만 마음 허전한 건 어디에 있으나 매한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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