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주신 시 잘 읽었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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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육(蓮子肉) 사랑
김계반
첫 만남은 그랬어
흑갈색 눈동자가 깊고 멀어서 그저 바라보기만 했어
깜깜한 사랑 앞에 서두르지 않는 너는
무명베에 꽃물을 깨우듯 아주 천천히 내게 스미었고
세상사 서툴고 힘들어서 다치고 놀라 팔딱이는 새 가슴을
천둥치는 비바람에도
젖지 않는 꽃잎 속에 싸안아 단잠들이곤 하였으니
그래 그분 이었구나 너는, 천수천안(千手千眼)의
끓는 진흙 밭에서 상아빛 젖무덤으로 밀어올린 꽃대
푸른 천의(天衣) 앞섶을 열어 내게 물리는 홍제(弘濟)의 젖꼭지
엄마 손은 약손, 엄마 손은 약손
배 만져주고 등 쓸어주고 이마 짚어주면 다 낫는
엄마 손은 약손 이었으니
*연자육(蓮子肉);연꽃 씨(심신 안정에 좋은 약재로 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