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우리 딸 윤경이<태교>
이 녀석을 태에 가진 것은 첫째 현우가 첫돌도 지나지 않은 시기였고 막 살림을 나서 여러 가지로 어설프고 힘든 때였다.
현우를 친정어머니가 키워주시는 관계로 시댁보다 친정에 가까이 집을 얻어 나오고 보니 직장에 나가랴 매일 퇴근길에 친정에 들리랴 무엇보다 분가를 못마땅해 하는 시부모님과 시댁식구들 눈치 보느라 전전긍긍했었다. 그러다보니 편히 쉬어야 할 주말에도 현우를 데리고 시댁에 가서 쩔쩔매며 머물다 와야 되고 몸과 마음이 몹시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둘째가 태에 들었다.
늦은 결혼에도 뜸들이지 않고 바로바로 아이가 생겨줘서 다행이라고 친정어머님은 좋아라 하셨지만 나는 그저 힘들기만 했다. 게다가 입덧은 또 어찌나 심한지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 전쟁피난민처럼 피골이 상접하다.
첫 아이 때는 갑자기 닥친 신체적 정신적 변화에다 남편과도 떨어져 지냈던 관계로 태교 같은 걸 제대로 해보지 못했었다. 그저 부모님이 시키시는 대로 몸가짐과 음식에 조심하는 정도였다. 그래서 둘째 아이는 내 나름대로 태교라는 걸 생각해보긴 했는데 내심 딸이기를 기대하며 예쁜 아기사진도 책상 앞에 붙여놓고 뜨개질을 배워 짬짬이 현우 옷도 만들고 남편의 조끼도 만들었다. 예쁘고 착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차분한 아기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