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왜, 끝없이 묻는 딸래미에게 곤혹스러운 듯 솔직하게
다 털어놓으시는 아빠의 답과 표정에 한참 웃었습니다.
어린 친구들과 공부하다보면 엉뚱한 걸 왜 그리도 잘 묻는지
아주 단순하게 묻는데 저는 머리를 쥐어짜며 대답하다가
어느 날 터득한 것, 솔직하고 편하게 답하면 된다는 것이었어요.
어른이나 선생이라는 입장에서가 아닌
절친한 친구 사이라 생각하며 엉뚱한 질문도 진지하게 답하면
모르는 듯해도 뭔가 수긍을 하는 것 같았어요.
어린 친구들의 천진한 눈망울과 맑은 뺨을 보면
대충대충 답하거나 거짓말을 할 수가 없지요.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답하며 열심히 공부해 오겠다고 하면
알겠다고 보내오는 눈빛, 믿음과 격려를 주는 듯한 그 눈빛 앞에서는
어린 친구들이 바로 나의 스승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