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은 다행히 시간이 많아 죽은 듯이 자고 자고 또 잤어요.
이틀간의 깊은 잠이 상처를 치유해준 듯, 깨어나니 곪은 상처 부위도 덜 아프고 또 이렇게들 걱정해 주시니 괜히 기분도 좋군요. 모두 감사!
때아니게 반바지를 입고 마당에 나가 오카리나 촬영을 하고 들어오다가 시어머님과 마주쳤어요. 시뻘겋게 붓고 고름투성이인 제 다리통이 들켰는데, 아까징끼 발랐나 하시며 들여다보시다 흉칙한지 인상을 찡그리시네요.
자초지종을 들으신 시어머님, 다시는 나다니지 말거라 니가 그 날 아침 나갈 때 옥돔을 새까맣게 태워놓고 가더니 또 다리를 태워왔냐 하시기에 가을이라 단풍들었어요 했더니, 그놈의 단풍은 끔찍도 하다 라고 하시네요.
못된 며늘년이 여행간다고 들떠서 반찬을 다 태우고도 그냥 두고 가버렸더니 어머님이 후라이팬을 닦느라고 엄청 고생하셨어요. 아이그, 죄송......ㅎㅎㅎ
사진의 오카리나는 오래전에 도자기 가게에서 오카리나인지도 모른 채 샀는데 마침 장철 님께 들은 이야기도 해서 소중하게 넣어두었던 것을 꺼내보았어요. 보기엔 나무거위 같은데 흙으로 빚은 도자기거위예요.
혼자 어떻게어떻게 불어서 아리랑은 부를 수 있겠는데 훗날 독학으로 오카리나 연주를 해볼 생각이예요. 그 날이 언제 될지.......손 안에 쏙 들어오는 것이 참 사랑스러워요.
이렇게, 시(詩)도 내 가슴에 쏙 안겨든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