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랜만에 일요일답게 지냈습니다.
실컷 늦잠을 자고 낙엽으로 어수선한 마당 청소를 했지요. 무화과나무 잎사귀는 시들어 떨어졌어도 그 특유의 향을 뿜더군요. 그리고 깨어진 항아리 조각을 화분 삼아 국화를 심기도 했어요. 꽃을 심거나, 흙을 만지는 일은 언제나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지요.
오후엔 작정을 하고 교보문고에 가서 오래 시간을 보냈어요.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를 사러 갔는데 두 권이었던 것이 다시 세 권으로 단장되어 나왔더군요. 전부터 읽고 싶었던 것인데 미루다보니 더 정리되어 나왔나 봐요. 세 권을 한꺼번에 살 것인가 말 것인가 잠시 고민하다가 한 권만 샀어요. 선 채로 몇 권의 시집을 읽고 또 몇 권의 시집을 사고......매일매일 이렇게 지낼 수 있다면......뭐 그런 생각, 욕심, 흐뭇함으로 하루를 보냈어요.
예쁜꽃 님,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기신 듯해서 다행입니다만 몸이 또 힘드신 모양이네요. 아토피, 알레르기 체질은 겪지 않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 있지요. 저 또한 햇빛 알레르기로 학창시절엔 하복을 입을 수가 없었지요. 지금은 좀 나았어요.
'물빛'은 어느 개인보다 모두의 마음과 자발적인 참여로 흘러가지요. 토론 공부는 무엇보다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고요.
예쁜꽃 님, 올해 공부 시간이 맞지 않았다면 홈을 통해서라도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기 모임을 더 권하고 싶지만 사정이 그러니 어쩔 수가 없네요. 아쉽습니다. 눈빛과 목소리로 더 만나고 싶은데......
언제 전화할게요.
분위기 좋은 찻집보다 시내를 벗어나 들길을 걸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더 좋겠네요. 멋진 데이트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참, 12월 14일 수요일 저녁 7시에 동인지 출판기념회가 있어요.
장소는 아직 미정, 물색 중이거든요. 그 때는 꼭 뵐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