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8회 정기 시 토론회를 마치고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겨운속삭임

|
20-08-12 09:47

878회 정기 시 토론회를 마치고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878회 정기 시 토론회(T그룹 통화) 결과 후기

일시 : 2020년 8월 11일(화) 저녁 7시~9시
참석자 : 침묵님, 곽미숙님, 하이디님, 목련님, 서강님, 조르바(6인)
그리고 교수님과 연결됐습니다.
3편의 작품 모두 수작이어서, 참가자 전원을 달뜨게 했습니다.

시3편:
정해영 <아침에 지다>
정정지 <바닥을 드러내다>
전영숙 <배롱나무는 백일홍을 펼쳐놓고>

곽미숙 님이 이날 오전에 읽고 눈물 핑 돌았다는
이진흥 교수님의 시를 소개합니다.


개같이 쓰러져



당신의 바늘이 가슴을 찌른다
나는 개같이 쓰러져
컹, 컹, 컹, 돌아본다
가을 창가
시퍼렇게 쌓이는 달빛
바늘을 쥔 당신 손가락에
십년 동안 숨겨온 염병 같은
나의 눈물이 묻어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히게 눈이 번쩍 뜨이는 시라는 생각.
비루한 개같이 쓰러지는 사나이도 그럴 수 있을 만큼 순결하지만
그의 심장을 바늘 하나로 넉 다운시키는 ‘당신’의 솜씨 또한 놀랍습니다.
그걸 간파할 수 있는 사나이는 이미 온통 쏟아낼 눈물이 준비되어 있는 존재 같습니다.
‘당신’의 미세한 바늘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더듬이를 가지고 있네요.
그러니.... 그것이 달빛이거나 양심에서 울리는 음성이거나 간에
그만 철퍼덕 쓰러져
컹 컹 컹, 짐승 본연의 외침(개의 비명)을 토해내는 것이겠지요.
뜨거운 눈물 속에 묻어 있는 사나이의 십년 넘은 세월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슬픔, 회한, 고통스럽고 무거운 기억, 그런 것과의 갈등 혹은 투쟁일 수 있겠습니다.
자기성찰의 계절이라는 가을에
창으로 쏟아지는 달빛은 시퍼런데
저 창을 열고 내면 깊숙이 도사린 울음을 풀어내는 화자.
그 울음의 고해성사는
선생님께서 늘 강조해 오신 인간 본연의 울음, 존재의 고독과 슬픔에 맞닿아 있음을
깊이 느끼게 됩니다.

****** 전화는 모두 13분께 연결을 시도했는데
토론에는 7분이 참여하셨습니다.
긴 장마에 조금은 지쳐서 방황하시나 봅니다.
다음 번 모임 때는 더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세 분 시인의 작품에 대한 감상과 토론은
올려주신 시 아래에 답글로 붙이겠습니다.
곽미숙 님께서 옻골로 이사를 하신 후
물빛 동인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씨 가(家)의 집성촌이자
곽 시인의 시에도 일전에 등장한 적이 있는
마을을 지키는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주변 숲,
시인의 집 살림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장독들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다시 뵐 때까지 동인님들 모두 건안하시고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토론회는 8월 25일(화)에 있겠습니다.
그 사이에는 톡에서 만나 뵙죠!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900 답변글 축하축하 합니다. 목련 이름으로 검색 2020-10-27 174
6899 답변글 흰 장갑을 끼는 마음으로 하이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6-12-28 175
6898 오늘은 936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01-10 175
6897 답변글 토론작품 올립니다. 회장님!^.^ 우주 이름으로 검색 2015-08-11 177
6896 오늘은 838회 물빛 정기모임 날입니다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8-05-29 177
6895 답변글 제 855회 물빛 정기모임 후기 여호수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9-03-23 177
6894 답변글 베개 (문정희)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9-06-25 177
6893 제883회 물빛 정기 시토론회 안내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0-26 177
6892 답변글 어느 아버지의 이야기 목련 이름으로 검색 2015-07-19 180
6891 "코로나바이러스가 인류에게 보내는 편지"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9-11 180
6890 답변글 월간 <창조문예>의 시 동인회 순방과 관련하여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9-01-20 181
6889 오늘은 860회 물빛 정기모임 날입니다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9-05-28 181
6888 답변글 카톡에서의 시 토론ㅡ이규석 시인님의 <엉겅퀴>에 대해 이규석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7-24 181
6887 답변글 박용철, 「시적 변용의 길」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8-07-11 182
6886 애모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20 183
6885 답변글 지지배배 즐거운 어머니의 밥상^^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5-05-01 184
6884 젖 (상희구)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5-09-02 185
6883 내 사랑은 외 미소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8-08-07 185
6882 오늘은 848회 물빛 정기모임 날입니다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8-11-13 185
6881 답변글 회장님 이재영 선생님 축하 드립니다.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9-02-13 185
6880 답변글 이오가의 햇살을 바라보는 회장님의 시선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19-02-26 185
6879 답변글 고드름 백석 여호수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9-04-20 186
6878 찬송 (讚頌)ㅡ 한용운 로즈윈 이름으로 검색 2015-04-21 187
6877 내일은 제809회 물빛 정기모임입니다 하이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7-02-27 188
6876 답변글 꿈속에서 잠깐 -5 -데미안 /새의 이름은?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2018-07-13 188
6875 내일은 867회 물빛 정기모임 날입니다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9-09-09 188
6874 혼잣말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2020-09-22 188
6873 답변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7-01-24 189
6872 오늘은 945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05-23 189
6871 내일은 물빛 정기모임 입니다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4-04-21 190
6870 오늘은 862회 물빛 정기모임 날입니다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9-06-25 190
6869 답변글 2019년 첫날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9-01-02 191
6868 길 (김기림) 목련 이름으로 검색 2016-03-03 192
6867 내일은 852회 물빛 정기모임날입니다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9-01-21 192
6866 답변글 865회 물빛 정기모임 후기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9-08-14 192
6865 연꽃은 없고 연잎만 남아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192
6864 답변글 더 좋은 작품으로....*.* 우주 이름으로 검색 2014-12-02 193
6863 답변글 치열한 정신이 돋보이는 시이네요.^^ 우주 이름으로 검색 2015-04-23 193
6862 답변글 모란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6-04-20 193
6861 답변글 미지근에 대하여 (박정남)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8-09-22 193
6860 답변글 행자님은 아시지요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8-08-08 194
6859 회장님 회장님 전영숙 회장님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8-12-12 194
» 878회 정기 시 토론회를 마치고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2 194
6857 답변글 고맙습니다. 회장님^.^ 우주 이름으로 검색 2015-03-25 195
6856 답변글 내안의 바다에 온전한 믿음으로 닻을 내릴 수 있다면....^^ 로즈윈 이름으로 검색 2015-05-02 195
6855 답변글 김세현 시인의 <립스틱 혹은 총알> 서평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2019-06-10 195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