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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미당·황순원 문학상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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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미당·황순원 문학상

 미당문학상은 미당 서정주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려 탁월한 성취를 이룬 시(詩) 작품에 수여되는 문학상이다.

 논의 끝에 마련한 심사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발견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 둘째, 응결 혹은 형상화의 미학이 있어야 한다. 셋째, 가독성과 흡인력이 높아야 한다. 넷째, 미당의 문학성과 상관성이 있으면 더 좋다. 다섯째, 독자의 나태한 일상을 흔들고 긴장케 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최종 후보에는 젊은 시인과 원로급 시인이 두루 있었다. 이장욱·손택수·김행숙은 개성있고 세련된 언어를 구사하지만 연륜·안정성·가독성 문제가 제기됐다. 김경주는 비유와 시적 공간의 세련성에서 관심을 끌었지만 수상작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문재의 문명 비판시는 그것이 지닌 의미는 인정하지만 아직 출발선에서 멀리 못 간 것 같다는 지적, 다른 작품과의 연결이 불안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고형렬의 ‘달개비의 사생활’은 찬사를 받았지만 그 외 작품에서 안이한 상상력과 언어가 엿보여 아쉬웠다. 김명인과 김신용에 대해서, 특히 김명인 시의 수사적 세련됨과 안정감을 다들 고평했다. 반면 한 자리에 머물며 같은 언어를 반복하는 듯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진규 시에 대해서도 비슷한 견해가 나왔지만 미당문학상을 떠받칠만한 단 한편의 시를 선별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문인수가 남았다. 그의 시가 기준에 가장 근접해 있었다. 태작 없이 대부분 높은 완성도를 가졌고, 원숙기에 들어섰으며, 그의 작품 몇 편이 계속 수상 후보로 거론되었다는 점이 그의 치열한 시 정신과 함께 인정됐다. 그 중 ‘식당의자’와 ‘공백이 뚜렷하다’를 놓고 마지막 격론이 있었다. 두 작품 모두 평범한 일상을 소재로 예사롭지 않은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발견의 충격과 시적 에스프리의 매력은 ‘공백이 뚜렷하다’가 더 강하다. 그러나 ‘공백이 뚜렷하다’는 더 높은 정신으로 응결되지 못한 개인적 삶의 허무를 노래한다. 이에 비해 ‘식당의자’는 언뜻 기시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삶의 근저에 닿아있다. 버려진 식당의자를 소외된 존재와 연결하는 비유적 상상력은 평범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평범에서 비범의 긴장과 의미를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또 소외된 존재에 대한 연민이라는 주제는 멋진 허무의 포즈보다 신뢰감이 높다. 기발한 시적 공간도 아니고 목소리도 낮지만 겸손한 진정성과 섬세한 미학성이 잘 결합된 수작이다. 오래 머물면 마음이 맑아지는 예쁜 굴곡과 무늬가 숨어있다. 미당문학상의 영예는, 오래된 기억같은 작품 ‘식당의자’에 주어졌다.

 ◆심사위원=황현산·이시영·황지우·김혜순·이남호(대표집필 이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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