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올해의 마지막 날이네요.
하이디님이 쓰신 앞의 글을 보니 문득 옛날에 보았던 영화
<빠삐용>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살인 혐의로 무기형을 받아 절해고도의 형무소에 수감된
주인공(스티브 매퀸)의 꿈 장면입니다.
(꿈속에서) 재판관(염라대왕?)은 그에게 유죄판결을 내리지요.
스티브 매퀸은 자신은 결백하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느냐고 격렬하게 항의합니다.
뒷모습만 보이는 그 재판관은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너는 세상에서 너의 인생을 낭비했다....”
세상에서 자기의 <인생을 낭비한 죄>보다 더 큰 죄가 어디 있겠느냐는
그 말을 듣고 꿈에서 깨어난 스티브 매퀸은
자신의 감옥생활이야말로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그는 계속 탈출을 시도하면서
마침내 그 영화의 매우 인상적인 마지막 장면(세월이 많이 지나 이제는
머리가 하얗게 센 늙은이가 된 스티브 매퀸이
그 절해고도의 벼랑 위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는)을 보여주고 있지요.
그런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는 매일매일 저의 인생을 낭비하고 있으니,
나중에 저승에 가서 뭐라 변명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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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날, 제가 너무 무거운 장면을 떠올렸군요.
물빛 여러분, 오늘 저녁에 좋은 꿈 꾸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