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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인 쟈끄 프레베르의 시와 김혜순 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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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

 

             쟈끄 프레베르

 

 

그는 잔에 커피를 담았다.

그는 커피 잔에 우유를 넣었다.

그는 우유를 탄 커피에 설탕을 탔다.

그는 작은 숟가락으로 커피를 저었다.

그는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그는 잔을 내려놓았다.

아무 말 없이 그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는 연기로 동그라미를 만들었다.

그는 재떨이에 재를 털었다.

아무 말 없이 그는

나를 보지도 않고 일어났다.

그는 머리에 모자를 썼다

그는 비옷을 입었다.

비가 오고 있었으므로

그리고 그는 빗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울어 버렸다. 

 

*****

 

프레베르의 아침 식사에 대한 나의 저녁 식사

 

 

                                 김혜순

 

 

그는 넣었다 토마토 케첩을

끓어오르고 있는 나의 뇌수에.

그는 논리정연한 태도로 발라내었다 끓어오르는 뇌수에서

실핏줄과 튀는 힘줄을.

그는 맛있게 먹고 있었다

입맛마저 다시며.

그의 앞엔 나의 촉수가 불을 밝히고 있었다.

그는 다시 이성적으로 휘저었다 예리하고

작은 나이프로

아직 익지도 않은 마지막 뇌수마저

 

다 먹어치우고 나서 그는

번질거리는 입술을 닦았다 희디흰 냅킨으로

그는 잔을 들었다

한 손에 갓 따온 먹이의 유방에 빨대를 꽂아서

코를 킁킁거리며.

그 다음 그는 홀짝홀짝 즐겼다

다른 한 손에 갓 뽑아낸 피에 얼음을 조금 섞어서

 

그리고 그는 불을 붙였다 내 머리칼에.

그는 만들었다 동그라미를

검은 콧구멍에서 나온 연기로.

그는 털었다 재를

내 시린 양 무릎에다.

그 다음 그는 일어섰다.

그리곤 텅 빈 나를 향해 빙긋거리며 손을 내밀었다

양미간에 내 눈동자가 달라붙은 것도 모르는 채.

그래서 나는 던졌다 힘껏

그의 '입'을 향해.

너덜거리는 내 영혼을 뽑아서.

  

 

* 출처 : 프랑스 시- 쟈끄 프레베르 아침식사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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