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단풍드는 것을 보아낸 시인의 섬세한 눈.....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겨운속삭임

|
05-10-14 22:20

바다가 단풍드는 것을 보아낸 시인의 섬세한 눈.....

조회 수 9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보리밥님, 고맙습니다.
바다가 단풍드는 것을 보아낸 시인은 참 섬세한 눈을 가졌군요.
그렇군요. 미풍에 말려올라가는 다홍 치맛단
어느 이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려고 몸이 달아 뒤채는 파도
정말 고운시를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늘 고맙습니다. 보리밥님!

*

푸른 방
문성해

풋완두콩 껍질 속에
다섯 개의 완두콩 방이 푸르다
완두콩을 훑노라니
껍질과 콩이 초록의 탯줄들로 연결되어 있는 게 보인다
작은 놈에서 큰놈까지 한 놈이라도 놓칠세라
껍질은 탯줄을 뻗쳐 악착같이 붙잡고 있다

밭 너머가 저수지라서였을까
엄마는 나와 동생을 나무에 묶어두었었다
해질 때까지 밭에서 쥐며느리처럼 몸을 말고 계시던 엄마
나와 동생이 조금만 안 보여도 허겁지겁 쫓아오셨다
딴 데 가면 안된다 여기 있어야 한다
엄마가 퉁퉁 불은 젖을 동생에게 물리러 올 때까지
동생과 나는 전지전능한 줄의 반경 아래서 놀았다
엄마가 훌쳐놓은 그 줄을 타고 개미들이 내려오기도 하고
탱탱하게 당겨지면 줄은 짧게 비명을 지르기도 하였다
엄마 젖퉁이에 푸르딩딩하게 뻗친 힘줄을
동생이 빨아먹는 거라고
그래서 동생의 똥이 푸르다고 생각하던 그때
하늘 전체가 푸른 방이었다
나무도 너럭바위도 저수지도 모두 초록의 탯줄로 땅에 매달려
우리들처럼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던 그때
세상은 막 물오른 완두콩 속처럼 안전하였다

푸르른 콩깍지 속에서 나를 빤히 올려다보는 완두콩들
방이 깨지고 탯줄이 끊어지는 순간,
몇놈이 훌쩍 어디론가 내빼고 만다
억지로 떼어낸 젖꼭지 같은 탯줄에서
연녹색 젖이 묻어난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7 애님, 착한 여자 이름으로 검색 2005-10-14 915
46 답변글 저도 '자전거여행'을 읽고 밑줄을 그은 데가 많았는데요. 인기글 이름으로 검색 2005-10-14 1062
45 유희옥 님, 회원이 되심을 환영합니다. 인기글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3 1051
44 답변글 유희옥 님에게,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3 895
43 답변글 한걸음 한걸음씩 전진하시기를.... 인기글 이름으로 검색 2005-10-13 1401
42 밤바다의 풍경 / 김영천 구름바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2 908
41 결석계 보리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2 698
40 답변글 속히 나으세요 목련 이름으로 검색 2005-10-14 737
39 답변글 목련님 고맙습니다 인기글 보리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4 1228
38 사랑은 줄수록 아름답다 구름바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2 941
37 오늘 모임에는 못 가게 되었습니다. -.-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2 845
36 안녕하십니까? 인기글 정근표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2 1165
35 카라씨의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1 818
34 그리운 큰언니 인기글 장선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1 1048
33 답변글 반갑습니다.^^ 인기글 착한 여자 이름으로 검색 2005-10-11 1517
32 시 한 편/문태준 카라 이름으로 검색 2005-10-11 941
31 답변글 정근표님 반갑습니다. 착한 여자 이름으로 검색 2005-10-11 865
30 답변글 빈집의 약속/문태준 인기글 착한 여자 이름으로 검색 2005-10-11 1148
29 답변글 재가 카라 이름으로 검색 2005-10-11 883
28 답변글 그런 건망증이… ㅉㅉㅉ 착한 여자 이름으로 검색 2005-10-11 802
27 정근표님, 환영합니다,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0 830
26 2005 경산예술제 인기글 김상연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0 1070
25 답변글 15일엔 착한 여자 이름으로 검색 2005-10-10 937
24 [시와 함께]를 마치며, 인기글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8 1052
23 답변글 저도 짧은 시를 좋아합니다. 인기글 이름으로 검색 2005-10-12 1094
22 답변글 멋진 애님, 부럽습니다!!!!!!!!!!!!!!!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2 867
21 답변글 서경애씨, 놀랍습니다.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12 865
20 인디언 도덕경 인기글 구름바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7 1763
19 천수답 칸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7 872
18 답변글 당나귀들 착한 여자 이름으로 검색 2005-10-07 885
17 구름바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6 877
16 답변글 추임새님, 나도 방가방가^^ 인기글 착한 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6 1023
15 오즈님께 인기글 카라 이름으로 검색 2005-10-06 1091
14 답변글 비 오는 오후에 오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7 994
13 답변글 비오는 새벽 카라 이름으로 검색 2005-10-08 897
12 답변글 비오는 새벽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8 916
11 답변글 기억이 안 나네요 카라 이름으로 검색 2005-10-11 920
10 시 한 편/유홍준 카라 이름으로 검색 2005-10-06 882
9 죄송합니다.^^* 착한 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3 867
8 답변글 감사합니다.^^* 착한 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4 946
7 답변글 끝이 없는 공부 인기글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5 1039
6 새 게시판으로 바꿉니다 인기글 오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3 1189
5 답변글 그럼 제가 처음? ㅎㅎㅎ 착한 여자 이름으로 검색 2005-10-03 844
4 답변글 고마운 오즈님! 인기글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3 1308
3 답변글 물빛님들..*^^* 제인 이름으로 검색 2005-10-03 821
2 답변글 새 게시판으로 바꿉니다 인기글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5-10-03 152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