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그룹통화에서 주고받은 내용을 옮깁니다.
1. <담배 한 개비 태우는 동안>이라는 제목이 주는 의미에 대해
그 잠깐에 불과한 시간이 인생 전체를 뜻하는 시간으로 치환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모두들 공감했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형수에게 담배 한 개비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에 대한 애착일 수 있듯이
지금 이 노파에게도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은 아주 소중한 그 무엇일 것입니다.
담배 한 대는 아무 일 없이 피울 수도 있고, 복잡한 상념 때문에, 골치 아픈 일 때문에, 스트레스 때문에....
습관적으로 피울 수도 있지만
노파에게는 이 담배 한 대가 "젖은 담배 같은 몸"이자 "연기처럼 빠져 나가는 영혼"을 응시하는 의미를 준다는 것에 모두 공감했습니다.
이 순간만큼은 담배가 백해무익하다거나 건강에 유의하라거나 금연을 생각하시라는 따위의 말은 필요가 없을 겁니다. 가장 오롯한 자신만의 시간일까요?
2. 교수님께서는 "연신 쿨룩거리며/ 절룩거리며./ 재가 된 시간을 털어낸다"에서 "룩"이라는 음절 반복이 언어유희처럼 보여 "쿨럭"이라 안 써도 괜찮다고 하신 듯합니다. 이 연은 <다 써버린 껍질 같은 시간이 재가 되어 떨어지는 느낌>을 주어서 좋다고 상찬하셨습니다. "We, too!!!"
3. 이 시는 "노파"와 "담배"를 매개물로 하여,
처마 아래서 처량하게 담배를 피우는 노파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몰락과정이나 생로병사를 일깨우는 의미를 준다고 하셨습니다. "We, too!!!"
4. "낙숫물 한 방울에 피식 꺼지고 말/ 희미하게 식은 불"은
꺼질 듯한 생명의 불을 감각적으로 잘 표현해냈다고 목련님께서도 좋다고, 좋다고 그러셨습니다.
* 그러니 좋은 시는 좋은 시! 이규석 선생님이 부러워하실 만도 한 좋은 시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