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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보이시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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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박물관




그리움의 봇물은 여기서 터지는가
가슴 한쪽에 빗금으로 각인된
유리상자 속의 편지는 얼룩져 있다
시장통을 지나
강변길 따라 잠시 비포장도로였던가
먼 그대가 걸어나온다
추억은 안개처럼 몸을 감싸는데
굳게 입 다문 그날
깜빡 정전되었다가 환히 켜진다
그대라는 꽃잎 안이다

사랑은 밤하늘 별들의 군무 같아서
더 높이 더 멀리 뻗어가는 찬란
못내 은하수에 걸린 두레박이다




* 이별 박물관: 이별에 관련된 온갖 물건들을 전시하는 박물관.


*********

산정일기도 그렇지만, 이 시 역시 아프게 썼습니다.
언어의 조탁을 강조하신 정지용 시인의 말씀에 의하면
시는 뜨거운 감정을 서늘하게 바꾸어 쓰라고 하셨는데........
ㅎ;;;; 대강 그런 말씀이 생각납니다.

과연 울음이 들리시는지 궁금합니다.
안 들려야 시가 되는 건가요?
들려야 시가 되는 건가요?
가슴 아픈 것이 시를 쓰게 하는 동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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