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당신의 아름다움을 잊는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이냐
한때의 과오를
한때의 기쁨을
절로 발 닿는 당신을 찾아갈 수 있다는 건
울타리 넘어서 출렁거리는 핏빛 장미를
그 연두 가시에
새벽이슬 같은 그대 눈물
죽어도 좋으리라던 그 황홀의 고통을
잊는다는 건 얼마나 큰 사치냐
바람이 넘기는 추억의 책장
손 뻗어 그리는 그대 숨결의 향기는
얼마나 오래된 슬픔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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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칠아, 이건 시란 말이여, 詩!
잠시 실직하는 사이
보험료 엄청 때려 부과하는 보험공단에 항의전화 하고
안 낼 수 없다는 통지에 또 환장하다가
각종 공과금 납부 기한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통장 잔고를 확인하다가 열불 터지는 오월의 한낮에
내가 피할 곳은
옛 애인의 집밖에 없단 말이여.
애인아!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나의 애인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이여.
그래도 두칠이만 한 애인이 없다는 말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