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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애인의 집-이원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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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애인의 집

/ 이원규


라일락 푸른 잎을 씹으며
귀향하듯
옛 애인의 집을 찾아가네

계단은 열한 계단
그 아래 쪼그려 앉은 할머니
여전히 졸면서
구천을 건너는 생불生佛이네

라일락 푸른 잎
그 사랑의 쓴 맛을 되새기며

대문은 파란 대문
엽서가 도착하기도 전에
도둑고양이처럼 지나가네

세상의 모든 집
옛 애인의 집


**********
다섯 번 만날 기회가 사라졌습니다.
우리 생애도 그만큼 짧아졌구요.
봄날이 다 갑니다.
"세상 모든 집은 옛 애인의 집"이네요.
절실하고 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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