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칠환 시인의 <한평생>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겨운속삭임

|
20-02-02 01:19

반칠환 시인의 <한평생>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한평생>

ㅡ반칠환


요 앞,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한 하루살이는,
점심때 사춘기를 지나고 오후에 짝을 만나,
저녁에 결혼했으면, 자정에 새끼를 쳤고,
새벽이 오자 천천히 해진 날개를 접으며 외쳤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가노라.

미루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다.
득음도 있었고 지음도 있었다.
꼬박 이레 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한 번도 나뭇잎들이 박수를 아낀 적은 없었다.

칠십을 산 노인이 중얼거렸다.
춤출 일 있으면 내일로 미뤄두고,
노래할 일 있으면 모레로 미뤄두고,
모든 좋은 일이 좋은 날 오면 하마고 미뤘더니 가쁜 숨만 남았구나.

그즈음 어느 바닷가에선 천년을 산 거북이가
느릿느릿 천 년째를 걸어가고 있었다.
모두 한평생이다.


* 시집 『내게 가장 가까운 신, 당신』에 수록돼 있다 합니다.
(http://www.cbinews.co.kr/news/articleViewAmp.html?idxno=74807)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533 이동파출소/ 조르바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28 509
6532 답변글 이동파출소/ 조르바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308
6531 인기글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2020-07-28 2293
6530 답변글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488
6529 안부 정정지 이름으로 검색 2020-07-28 509
6528 답변글 <안부에 대한 토론>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29 960
6527 담배 한 개비 태우는 동안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7-27 582
6526 답변글 877회 시토론-티그룹 통화로 논의한 내용 인기글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29 2128
6525 카톡에서의 시 토론 ㅡ조르바의 <편지>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16 598
6524 답변글 카톡에서의 시 토론 ㅡ조르바의 <편지> 인기글 이오타 이름으로 검색 2020-07-18 1440
6523 답변글 교수님의 맑고 따뜻한 손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19 600
6522 카톡에서의 시 토론ㅡ 하이디님의 <아깝다> & 서강 님의 <사월의 보폭>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16 649
6521 카톡에서의 시 토론ㅡ이규석 선생님의 <귀향>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16 427
6520 답변글 카톡에서의 시 토론ㅡ이규석 선생님의 <귀향> 이규석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7-24 378
6519 카톡에서의 시 토론ㅡ 하이디 님의 <바이올렛 또는 분홍빛 새벽> 인기글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16 1192
6518 카톡에서의 시 토론ㅡ이규석 시인님의 <엉겅퀴>에 대해 인기글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16 1282
6517 답변글 카톡에서의 시 토론ㅡ이규석 시인님의 <엉겅퀴>에 대해 이규석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7-24 225
6516 능소화 / 나태주 시인 & 이원규 시인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16 241
6515 동백꽃 피는 소리 외 1편-박금아(수필가)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6-21 655
6514 달빛사-전윤호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6-20 254
6513 877회 물빛 정기 시토론회-연기합니다.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6-17 186
6512 우리 시대의 더위(이재무) 인기글 목련 이름으로 검색 2020-06-13 1888
6511 877회 물빛 정기 시토론회 안내 인기글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5-25 2073
6510 답변글 877회 물빛 정기 시토론회 안내--연기되었습니다.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6-11 383
6509 소리/ 심보선 인기글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5-24 3396
6508 오월 (피천득) 목련 이름으로 검색 2020-05-07 557
6507 답변글 오월 (이용호)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2020-05-08 817
6506 아무도 보이시지 않아서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4-23 613
6505 지난 2~3월 사이의 일을 시로 써 봤습니다.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4-21 408
6504 옛 애인의 집-이원규 시인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4-15 381
6503 답변글 옛 애인의 집-우리집?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2020-05-03 517
6502 답변글 봄봄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5-11 297
6501 답변글 환장할 봄, 핀 꽃이여!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2020-05-14 183
6500 100년 만의 코렉터(corrector)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4-10 357
6499 답변글 100년 만의 코렉터(corrector) 인기글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4-10 1192
6498 구들목 (박남규) 인기글 목련 이름으로 검색 2020-04-04 1028
6497 사막쥐를 보내다(수정)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4-03 607
6496 봄날, 집을 보다/장철문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3-19 422
6495 두 사람/이병률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3-19 315
6494 봄날 피고 진 꽃에 대한 기억 (신동호) 인기글 목련 이름으로 검색 2020-03-02 1333
6493 진지한 낯선 이야기 인기글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2-19 1170
6492 답변글 진지한 낯선 이야기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2-22 419
6491 너의 눈 속에 나는 있다ㅡ허수경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2-05 392
» 반칠환 시인의 <한평생>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2-02 857
6489 876회 정기 모임 후기 인기글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1-29 3413
6488 답변글 876회 후기를 읽고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2020-01-30 78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