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945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 정겨운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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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분

 

 하기정

 

 

여기 남은 것이 있다면

저녁 분꽃이 피는 장면을 바라보는 일 

 

수박에 박힌 까만 씨만큼 꿈을 꾸는 일

씨앗을 담을 하얀 종이봉투와

묻어 둘 것들을 위해

모종삽을 사러 가는 일 

 

여름을 이루는 말들과

잘 짜 놓은 겨울의 담요

첫눈이 손바닥에서 녹지 않고 내려와

눈사람을 만드는 일

 

생활의 간결한 숟가락이 놓인 식탁

온 산을 들어 올린 나무들과

선반 위의 화분들

그루터기에서 여전히 날아가는 새들

품은 알들이 모두 새가 되는 건 아니지

 

사랑의 격자무늬가

손가락에서 만져지겠지

 

그래도 남은 것이 있다면

볕 좋은 날, 대나무 채반에

 

잘 말린

미래의 약속처럼 

 

*

봄비 내리는 아침입니다

마른 땅이 흙냄새를 물씬 풍깁니다

젖어 더 선명해지는 오월 풍경이

어제와 다른 눈을 뜨게 합니다

내일 오후 3시까지 토론 합시다 방에

시 한편씩 올려 주십시요

물빛님들 촉촉히 마음 적시는

봄비 속에서 새로움이 가득한

하루 시작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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