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지(1)
이진흥
저수지 건너 저 쪽
빨간 지붕이
물에 비쳐 거꾸로 흔들린다
거꾸로 비친 산의 능선을 따라
날아가는 새의
날개에 묻은 놀빛
어디선가, 쿵
떨어지는
오래 전의 빨간
사과 한 알
*
山天齋*에서
소나무 두엇 서 있다
재실을 비껴서 흐르는 강물 위
삐죽이 나온 돌에
햇살이 길게 찢어진다
아무도 없는 마당에서
멀리 눈 덮인 천왕봉을 본다
쭉 뻗어서 몹시 차가운
혼자 가는 길
* 산천재(山天齋) : 경남 산청군 덕산에 있는 남명 조식의 말년 은거지
*
'사람의 문학' 가을호에 실린 시입니다.
이오타 님의 새로운 시가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두 편을 읽게 되어 저는 갈증을 푼 셈입니다. 물빛님 모두 그렇겠지요?
이오타 님, 제 욕심이겠지만 물빛 토론 시간에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모임이 끝나고 침묵님의 차를 타고 오다가 지갑을 떨어뜨리고도 모른 채 서있는 분을 보았어요. 뒤에 오는 차 때문에 곧 알려주지 못하고 조금 지나가서 차를 세운 뒤 추임새님이 뛰어가 지갑을 주워 주인을 찾았지만 없었어요.
지갑 속 주민등록증을 보니 봉산동이라 저희 동네와 가까워서 제가 찾아주기로 하고 가져 왔지요.
혹시 연락처라도 있나 싶어서 지갑을 살펴보니, 돈은 오천원이 들어있고 로또 복권이 한 장 있네요. 혹 이것이 1등으로 당첨되려고 이런 우여곡절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혼자 상상했지요.
아침에 나가며 파출소에 갖다 주는 것이 제일 빠르겠어요. 주인이 얼마나 찾고 있을지...언젠가 아끼던 초록지갑을 잃어버리고 행여나 돌아오길 기다렸던 적이 생각납니다.
미소년 님, 메주콩이 아주 맛있네요.
칸나 님 것을 허락도 받지 않고 아침밥 지으며 서른 알 정도 넣었어요. 구수하고 고소하고......아, 자연은 어찌 이리 맛있는 것을 우리에게 주는지......
혹시 칸나 님께서 석 되에서 좀 모자란다고 하면 미소년 님이 잘 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