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님의 시와 두칠이 님의 '옴마 밥그릇'을 읽고 > 정겨운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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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2 10:00

목련 님의 시와 두칠이 님의 '옴마 밥그릇'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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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님의 시를 읽고, 제게도 원하지 않는 일들이 일어난다면 그저그런 일인 듯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힘차게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오타 님과 조르바 회장님, 물빛 님들 모두 잘 계시지요? 해마다 보내주시는 물빛 동인지는 잘 받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두칠이 님, 『옴마 밥그릇』을 며칠 전에 도원 님으로부터 받았습니다. 만남이 늦춰지는 바람에 책도 늦게 받게 되었어요. 잊지 않고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잘 읽었습니다.

저의 엄마 밥그릇도 늘 비어있거나 아예 상 위에 차려지지 않기도 했습니다.
“음마는 와 안 묵노?”라고 하면, “너그 묵는 거만 봐도 배부르다.”라고 하셨지요. 정말 그런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저는, 엄마 밥그릇은 늘 자식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이번에 두칠이 님의 『옴마 밥그릇』을 읽고 생각해 보니, 가난과 허기로 가득 차 있었던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올해로 98세가 되시는 시어머님, 89세가 되는 친정어머님. 거동이 불편하고 연로하시지만 두 분이 제 곁에 계셔서, 그 허기졌던 날들을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란 생각도 듭니다. 귀는 어두우나 눈은 밝은 시어머님, 치매가 있어 저를 알아보지 못하셔도 그 사랑은 변함없으시기에 밤마다 함께 자며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정겹게 나눕니다. 눈은 잘 보이지 않으나 귀는 밝으신 친정어머님, 일주일에 한 번씩 친정에 가서 목욕을 시켜드리며 효도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그 분들의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요.

두 분 어머님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저를 위해 늘 기도해주셨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두 분이 마음 편하고도 아름답게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저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물빛에도 어무이와 아부지 같으신 이오타 님과 회원님들이 계시기에 ‘물빛 詩그릇’ 은 항상 채워지고 또 따듯하게 데워지고 있다고 여깁니다. 그 곁에서 두칠이 님도 불씨를 피워주곤 하시지요. 밥이 되기도 하고 시가 되기도 하는 날들, 모두 만나 마주보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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