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7월 11일 토요일
정말 어렵다. 쉬운 일이 없다. 어제 물빛 모임에 다녀온 후의 느낌. 언제 쯤이면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아직도 멀다는 느낌....
제 코 앞 스치는 감각에 온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의 그 비참함이란.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이 하찮은 일로 생각될 때의 그 살기 싫음이란. 나 자신에게 어느 정도 솔직한지 선뜻 감이 잡히지 않을 때의 그 위선감이란.
차갑고 감정이 메말라 있다라는 느낌에 사로잡힐 때의 나 자신의 비인간성에 몸서리쳐짐이란. 내가 써 온 모든 글들이 모순덩어리로 보인다. " 너 자신을 알라. " 굉장한 말이다. 그냥 흘릴 수 있는 말이지만, 그 의미의 바닥에 이르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이 막막함. 지금은 그 막막함마저 나에게 허용되어선 안될 듯한 감정이다. 흐리멍덩. 위선.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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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이 무슨 자기비하의 글인가 싶지요.
아마 그당시 물빛 모임에서 시를 엄청 두들겨 맞고 집으로 돌아와 쓴 일기 같습니다. 혹시나 공책에 눈물 자국은 없나 자세히 보았는데 통곡 자국은(?) 없습디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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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2월 21일, 화요일)물빛 모임이 있는 날이지요.
모임 요일 조정으로 인하여 앞으로 둘째, 넷째 화요일에 물빛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내일은, 사정상 메나리님 소리 연습실에서 모임을 갖기로 하였구요. 시간은 저녁 7시입니다. 물빛님들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