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물빛"을 소개하며

지난 3월 12일부터 12주 동안 나는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계명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개설한 공개강좌 <문예창작론>의 수강생들과 만나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대학생과 직장인, 그리고 가정주부들로 구성된 이 수강생들은 한결같이 문학에 대해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겸손하고 진지하게 그리고 순수한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지난 5월 말 계획된 강좌가 끝난 후, 이분들은 그대로 헤어지지 않고 <물빛동인>이라는 이름의 문학모임을 결성하게 되었다. 이분들의 얘기에 의하면 <물빛동인>은 문학에 대한 깊은 이론이나 문학운동에는 관심이 없고, 다만 틈틈이 생활의 여백을 메운 글들을 서로 보여주고 얘기하면서 각자의 삶에 작은 의미들을 보태보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위의 벗들과 관심있는 분들의 격려와 질책을 바라는 뜻에서 6월 28일부터 3일동안 시내의 <고전>이라는 찻집에서 조촐한 시화전을 열고 또한 그 작품들을 엮어 작은 글모음집 <물빛>을 꾸민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분들의 이런 일들이 요즘의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신선하고 값진 무엇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의 제1집에 그치지는 않겠지만 나는 이 <물빛>이 앞으로 오래 지속되어 우리 이웃들에게 물빛처럼 맑은 기쁨을 나누어 주기를 바라며 <물빛동인>의 건강을 빈다.

1984. 6. 이 진 흥



* 참여하신 분들

<권두언> 이진흥
<시> 고미현 김순옥 김용순 김인숙 김정녀 설지예 수인 이옥희
이원희 이은규 이자 이진영 진민정 최두남 최춘희 황명숙
<초대시> 이하석 이구락 구석본 이진흥
<수필> 수인
<찬조수필> 박노열 이진흥
<꽁트> 이은규
<소설> 김정녀 이옥희

< 1984. 6. 발행. 68쪽 >